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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ROMANCE <박현진개인전>
일시 : 2024. 1. 19 ~ 3.24
장소 :  롯데백화점 광주점 11층 갤러리

이은하 <콜렉티브오피스 대표>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어서 표현된 감각의 로망
  <로망스-인생의 기쁨과 슬픔, 그리움의 정경>  

광주 롯데갤러리는 2024년 1월 19일부터 3월 24일까지 박현진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갑진년 새해 첫 전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박현진의 작품을 처음으로 광주에서 선보이게 되는 자리이다. 박현진 작가는 사진 매체를 통해 포착된 장면을 감성적이며 개념적 색채로 풍경과 사물을 재 구성한, 다중적 의미를 가진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상상과 감성이 짙은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이 따뜻하고 희망찬 새해를 그려 보게 되기를 바라며 기획되었다. 희망의 새해를 맞이했으나, 삶이 그리 녹녹치 않은걸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술을 통해 희망하고 ‘로망’해야하지 않을까. 우리를 견디고 힘내게 하는 로망(로맨스)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시절이다.
박현진의 작품들은 주로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포착된 이미지나 순간들을 담아낸다. 결과물은 단순해 보이지만 작품의 제작과정은 여러 작업과정을 거쳐 상당히 복잡하다. 작가는 일단 촬영된 사진의 색을 빼서 흑백으로 만든 후 색감 테스트를 진행한다. 잉크젯 프린터로  최종 작업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어쩌면 사진보다는 판화같은 방식에 가까운 과정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작품 표면에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 미세한 컬러의 입자들이 만들어내는 결과, 색채는 자연의 겹에 상응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색 입자의 추상적 효과가 극대화된 작가의 작품들은 평면과 색채 실험의 회화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진과 회화 그 어딘가와, 개념과 구상의 중간쯤에 자리한 듯 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넘어서 형식과 의미 양쪽에서 다양한 여지를 열어 둔 듯 보인다. 사진이 주제 중심의 전통적 회화를 모더니즘으로 전환하는 큰 자극제가 되었던 미술사의 예를 떠올려보면, 사진과 회화의 구분을 넘어선 어떤 수렴점을 작가는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작품에 담긴 회화적 물성과 그로 인한 다층적 의미의 구성이 핵심인 그의 작품들이 언뜻 회화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작품으로서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박현진 작가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큰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대로가 아니라 느낀 대로 색을 칠하는 회화같은 그의 작업에서, 사진은 실재하는 사실의 풍경을 담아내는 매체가 아니라 다분히 개념적인 예술적 표현 그 자체이다. 작가가 ‘사진’ 작품에 사실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큰 ‘ROMANCE로망스’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이다. 작가는 ‘관객들이 각각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로망’의 색채나 이국의 풍경 혹은, 내면의 심상 같은 것들을 펼치게 되는 상상의 공간을 열어 두길, 그런 로망이 관람객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여러분들이 신년의 꿈과 희망을 그려 보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현진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재학 시절이던 198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베르사이유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파리 소나무 아뜰리에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노트>
나는 늘 로맨스(로망스)를 꿈꾼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마다 나타나는 새로운 설렘들,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뿐만 아니라 날 선 모든 감각들이 동원돼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리고 장소를 떠나온 후 이 모든 내러티브는 기억들이 되어 따라오고, 분명하지 않은 이미지들과 함께 그리움을 만들어 낸다. 언제나 남겨진 물리적 흔적들은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확실하지 않은 감각으로 변형된 기억들을 사진으로 다시 만들어낸다. 사진 속의 색들을 다 제거하고 흑백으로 남겨진 사진 위로 기억의 색을 더한다.  몇 개의 레이어를 만들어 층층이 색을 쌓다 보면 우연의 색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마치 우연한 사건들처럼. ‘ROMANCE’의 또 다른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이다.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사진들에 명사와 형용사, 동사 대신 감각의 색을 입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Untitled. 무어라 규정지을 수 없다. 눈앞에 모든 것은 나의 학습된 기억으로 명명될 뿐이다. 그 너머를 볼 수 있다면. 나의 바람이다.

Exchange glances. 신은 자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아니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있다. 인간의 눈을 통한 자연과의 만남, 느껴지는 감성들은 스스로 일어나지 않고 나와 자연,  서로의 교감으로 일어나는 것일 게다. 아주 짧은 순간에 . 그것은 종교에서의 짜릿함과도 같다.

쉬지 않고 내리는 비와 빗소리, 흔들리는 식물 그리고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비디오 작품 <resonance-공명>의 시간은 무한한 연속성을 가지고 흐른다. 느릿하게 흘러가는 신의 시간 안에서 인간의 시간은 반복적으로 타인에게 연결되어 흐르며 우리는 그 속에서 유희를 즐긴다. 모든 것은 시간 속에 시간이 더해져 또 다른 시간이 될 뿐이다. 흔적 없이.